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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및 지속 가능한 빈집 활용 방안

빈집을 커뮤니티 카페+도서관으로 개조한 마을 회복 이야기

by shine nana 2025. 7. 20.

 

 

1. "잊힌 공간에서 피어난 연대: 빈집을 커뮤니티 카페로"

 

한때 사람들의 삶이 오갔던 낡은 단독주택. 그곳은 오랜 시간 방치되어 점차 마을의 흉물로 전락했다. 그러나 이 공간은 이제 다시 마을의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서울 외곽의 한 오래된 주택가에서는 지역 주민들과 청년 건축가들이 손을 맞잡고 이 빈집을 커뮤니티 카페로 탈바꿈시키는 실험을 시작했다. 핵심 키워드는 ‘재생’과 ‘연대’였다. 단순한 인테리어 변경이 아닌, 공간의 기억과 정서를 보존하며 재생시키는 일은 마을 회복의 시발점이 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마을 공동체 회복을 위한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되었다. 마을 주민인 김정희(67세) 씨는 자신이 자라온 집이 폐허가 되어가는 것을 견딜 수 없어, 마을 이장과 함께 시청에 요청서를 제출했다. 시는 해당 지역을 ‘도시재생 뉴딜’ 시범구역으로 선정하며 지원을 약속했고, 지역 청년 창업팀 ‘다시짓다’가 공간 리모델링을 맡게 되었다. 카페 내부는 리사이클 목재로 테이블과 의자를 제작하고, 폐가에서 발견된 옛 창문틀을 재활용해 인테리어 포인트로 살렸다. 무엇보다 주민회의를 거쳐 ‘누구나 와서 쉬다 갈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한 것이 핵심이었다.

주민들은 이곳을 ‘기억의 마루’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일상 속 대화가 단절된 현대 사회에서, 이곳은 커피 한 잔과 함께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따뜻한 공간이 되었다. 특히, 주말마다 열리는 ‘마을 이야기 마켓’에서는 주민들이 손수 만든 음식을 나누며 정을 쌓았다. 중고 물품, 직접 재배한 작물, 손수 만든 공예품이 거래되는 장터는 경제적 자립과 마을 문화의 활성화를 동시에 이루고 있다.

 

지역의 한 조각이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며, 공간이 사람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폐허가 공동체의 심장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놀라웠고, 이 작은 카페가 사람들의 삶에 온기를 불어넣는 출발점이 되었다는 점이 감동적이다.

 

 

빈집을 커뮤니티 카페+도서관으로 개조한 마을 회복 이야기

 

 

2. "책과 사람 사이의 연결: 도서관형 빈집 실험"

 

이 커뮤니티 카페의 옆 공간은 원래 또 다른 빈집이었다. 마찬가지로 수년간 방치되어 있던 2층 양옥집은, 주민들의 제안으로 ‘열린 서재’라는 이름의 마을 도서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책과 마을, 연결’이라는 키워드 아래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서, 세대 간 지식과 경험이 교류되는 장소로 발전했다.

기초 자금은 주민들의 소액 모금과 함께 지역 은행의 ‘사회적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확보되었다. 1층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이야기방’으로 꾸며졌고, 2층은 성인을 위한 조용한 독서 공간으로 조성되었다. 이 공간의 특징은 ‘참여형 운영 시스템’이다. 주민 누구나 책을 기증하거나, 소규모 강연과 독서 모임을 기획할 수 있으며, 매월 마지막 주에는 ‘책과 삶’이라는 이름의 열린 북토크가 열려 각자의 이야기를 나눈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 출신 박영자(퇴직 후 귀향)는 매주 목요일마다 어린이들에게 옛이야기 구연 활동을 펼치며,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세대 통합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덕분에 이 도서관은 아이들의 독서 습관 형성과 학습 지원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에게도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따뜻한 정서적 안식처로 작용하고 있다. ‘열린 서재’는 책을 통해 마을을 하나의 유기체로 묶는 데 성공한 셈이다.

 

지식이 개인의 것이 아닌 공동체의 자산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이 실험은 특히 인상 깊다. 책을 매개로 관계가 복원되고, 세대가 이어지는 모습에서 진정한 교육의 본질을 보며, 이런 도서관이 우리 동네에도 꼭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3. "지역 경제를 살리는 마중물: 사회적 자본으로서의 복합공간"

 

‘기억의 마루’ 카페와 ‘열린 서재’ 도서관은 단순한 커뮤니티 공간을 넘어, 지역 경제를 되살리는 사회적 자본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핵심 키워드는 ‘순환경제’와 ‘로컬 창업’이다. 특히, 이 두 공간은 지역의 소규모 창작자와 농가에게 중요한 판로를 제공하는 동시에, 마을 청년들의 창업 실험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로컬 제빵사 윤하늘 씨는 이 공간에서 매주 수제빵 판매 행사를 열고, 이후 마을 청년들과 함께 ‘로컬 디저트 브랜드’를 공동 창업했다. 또한, 도서관에서 매월 열리는 ‘로컬 브랜드 마켓’은 지역에서 생산된 식자재, 수공예 제품, 재생 패션 등을 판매하는 장터로 발전했으며, 외부 관광객의 유입을 유도하며 마을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선순환은 단기 수익보다 장기 지속 가능성을 우선한 모델로, 수익 일부는 다시 마을 공공기금으로 환원된다. 해당 기금은 청소년 장학금, 노인 무료 식사 제공, 공공 와이파이 설치 등에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주민들의 신뢰와 참여를 더욱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경제가 공동체 속으로 스며들며, 단절됐던 마을의 혈관이 다시 뛰기 시작한 것이다.

 

경제라는 개념이 공동체의 혈액처럼 순환될 수 있다는 사실에 깊이 공감했다. 소박한 시작이지만, 그 안에서 탄생하는 창의성과 연대는 매우 강력하고, 진정한 지속 가능성은 공동체 안에서 실현된다는 믿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4. "마을의 미래를 짓는 시간: 지속 가능한 커뮤니티 인프라의 가능성"

 

이 빈집 리모델링 프로젝트는 단순한 공간 개조를 넘어, 마을의 정체성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함께 짓는 실험이 되었다. ‘커뮤니티 인프라’라는 키워드는 단순히 건물의 외형을 넘어, 관계망과 가치를 설계하는 핵심 개념으로 작용한다.

‘기억의 마루’와 ‘열린 서재’는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방식으로 자율성과 책임감을 키워나가고 있으며, 새로운 공동체 문화의 탄생을 이끌고 있다. 특히, 청년과 노인이 함께 일하는 운영 방식은 세대 간 이해와 협력을 실현하는 좋은 예다. 운영 매뉴얼은 주민 총회를 통해 매년 개정되며, 기술적인 유지보수는 지역 대학과 연계한 봉사 활동을 통해 이루어진다.

현재는 타 지역에서도 이 모델을 벤치마킹하려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으며, 전국 도시재생 네트워크와의 협업을 통해 ‘빈집을 활용한 커뮤니티 모델 표준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더불어, 해당 마을에서는 주민 자치회를 중심으로 ‘마을 디자인 워크숍’을 정기적으로 열고, 장기적인 마을 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빈집이 단순한 부동산 문제가 아닌, ‘관계 기반 자산’으로 변모하며, 마을 회복의 중심축이 된 것이다.

이러한 실천은 도시 속 공동체의 해체를 극복하고, 인간다운 삶의 조건을 회복하는 중요한 밑그림이다. 결국, 이 이야기는 빈집을 다시 짓는 것이 아니라, 마을을 다시 짓는 이야기이다.

 

마을의 미래를 주민 스스로 설계한다는 점이 정말 멋지다. 공동체라는 개념이 추상적인 것이 아닌,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인프라로 바뀌는 순간을 본 것 같다. 내가 사는 도시에서도 이런 실험이 퍼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든다.